만2세 미만 아이를 위한 좋은 책

조회 4013 | 2012-02-1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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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아기에게 책을 보여줄 수 있을까? 많은 엄마들이 가지는 의문이다. 사실 이 질문은 ’보여준다’는 말 때문에 아기에게 그림책을 가까이 해주는 시기를 늦추게 한다. 그림책을 ’읽어준다’면 훨씬 더 이른 시기부터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다.

일본에서 임신한 어머니가 뱃속의 아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아기가 태어난 뒤 그 이야기를 기억하는지 여부를 실험한 내용이 TV에 방영된 적이 있다. 놀랍게도 아기들은 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울다가도 그 그림책을 읽어주자 안정을 되찾는 것이었다. 아기에게 언제부터란 말은 필요없다. 아기가 좋아하고 엄마가 아무런 부담없이 즐겁게 책을 읽어줄 수 있다면 언제라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아기가 싫어하는데 억지로 책을 가까이 하기 위해 책을 장난감 가운데 하나로 인식시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책은 책으로서 볼 때 그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줄 때 아이가 그림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좋다. 많은 말을 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말만 정확하게 반복해서 들려주는 것이 좋다.

 

달님 안녕(한림, 하야시 아키코 그림)

이 책은 아이들의 고향 같은 책이다. 우리 아이가 책장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본 책 가운데 하나다. 요즘은 어른들도 쳐다보기 힘든 하늘이다. 그 하늘에 밤이면 달이 뜬다.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노랗고 동그란 달님이 화면 가득 그려져 있는 이 그림책은 모든 사물을 살아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의 심리에 딱 들어맞는다. 이 책을 보는 동안 밤마다 달구경하러 옥상에 올라갔다. 정말 그림책에서처럼 구름이 달을 가리우기도 하고 환한 달빛을 쏟아내기도 했다. 사실은 거꾸로가 맞는 거지만... 그림책을 통해 얻은 지식은 실제 경험에 깊이를 더해줄 수 있다. 상황에 맞춰 그림책에 나온 말을 그대로 재연해 들려준다면 아이는 달구경을 더 흥미진진해 할 수 있다. 또, 아이에게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 노래도 불러주고 ’반짝 반짝 작은 별 ~’ 노래도 불러준다면 아이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별로도 옮아 갈 것이다.

 

보리 아기 그림책(보리, 세밀화 이태수)

이 책은 정성껏 만든 우리 그림책이다. 세밀화로 그려진 그림들은 따뜻하고 정이 간다. 우리 나라에서 나는 곡식과 채소, 과일, 우리 나라에 사는 동물들은 우리의 뿌리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왼쪽에는 쭉 이어지는 글과 그림이 재미를 주고, 오른 쪽에는 사물과 이름이 씌어 있어 사물에 이름붙이기를 좋아하는 어린 아기들이 보기에 좋다. 상상력은 아무 바탕이 없는 곳에서는 피어날 수가 없다. 정확하고 사실적인 바탕 위에서 더 풍부한 상상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어린 아기들이 보는 책은 가장 정확하게 사실적으로 그릴 필요가 있다. 가장 뒤에 나와있는 그림들로 아이들이 사물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00은 어디 있나? 여기~’ 노래를 따라하며 아이들이 즐겁게 사물을 가리킬 수 있다. 아기가 아직 모를 때에는 엄마가 ’여기 있네.’하며 곧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 아기를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가르쳐주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책에 나와있는 실물을 직접 보여주고 만져보게 하는 것도 좋은 활동이 될 것이다.

 

왜가리야 어디 가니?’(다섯 수레, 박경종 시, 유진희 그림)

이 책은 술술 말놀이 그림책 가운데 하나다. 모든 질문에 ’왝’하고 대답만 하는 왜가리는 정말 어디에 가는 걸까? 궁금해진 동물들이 모두 따라가 보니 왜가리의 생일이라 잔치상을 차려놓았다. 엄마와 아이가 역할을 바꿔가며 묻고 대답해보면 시가 주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마지막에 차려진 잔치상의 음식도 서로 먹여주며 음식의 종류나 이름을 익힐 수도 있다. 또, 생일잔치의 떠들썩한 흥겨움을 함께 노래부르며 느껴볼 수도 있다. 케이크에 꽂혀 있는 촛불을 후 불어 꺼보기도 하고, 초를 세어보며 왜가리의 나이를 알아 맞출 수도 있다. 노래를 유난히 좋아하는 어떤 아기의 엄마는 이 책을 숨겨놓기도 했다. 한 자리에서 수도 없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엄마의 목도 생각해야 하지만 아기도 나름대로 반복해야만 하는 개인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 아기가 이 대목에 이렇게 집착하는 까닭이 뭘까? 하고 곰곰 생각해보는 것도 아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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