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맡기는 부모의 마음가짐

조회 7928 | 2014-07-02 16:09
http://www.momtoday.co.kr/board/28717

워킹맘이든 전업주부든 불가피한 상황에 의해 아이를 대리 양육자나 보육시설에 맡기는 경우가 있다. 이때 엄마의 마음속엔 아이와 함께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먼저 자리한다. 하지만 하루 종일 함께 있는 것보다 몇 시간만이라도 애착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한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이 맡길 때 죄책감 갖지 마세요
내 손으로 아이 키우기를 마다할 부모는 없다. 그러나 여러 사정에 의해 아이를 다른 사람이나 보육시설에 맡겨야 할 때가 있다. 이때 부모들은 부모 역할에 소홀한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을 갖는가 하면 아이를 내 손으로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다고 모두 좋은 양육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얼마나 애정을 갖고 교감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아이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긴 데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있는 부모들에게 큐이디 부모 학교 김민정 연구원은 먼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를 맡기기 전, 일단은 주체성이 있어야 해요. ‘아이를 어쩔 수 없이 맡긴다’ ‘등 떠밀려 맡긴다’가 아니라 결국은 내가 결정해서 맡기는 거잖아요. 여러 대안 중에서 제일 낫다고 생각해서 아이를 맡기기로 결정을 한 거잖아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겼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결정한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이와 온종일 붙어 있는 전업주부라고 해서 죄책감이 없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집안일과 양육 스트레스에 지쳐 아이와 놀아주지 못하거나 자신의 문제로 인해 아이에게 화풀이할 때 등 전업주부도 죄책감을 느낀다. 양육에 의한 죄책감은 아이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생기는 미안한 마음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죄책감은 아이 엄마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죄책감을 현실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

아이 맡기기, 성장 발달에 도움 줄 수 있어요
김민정 연구원은 “아이를 맡기는 일이 현재 상태에서는 내가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다시 한 번 체크해보고 최선의 선택이었다면 지금부터 내가 아이를 위해 뭘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못해주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해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열심히 해주라는 것입니다”라며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대리 양육자나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길 경우, 집에만 있는 아이들보다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 사회성 발달, 지능 계발, 성장 발달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불안과 걱정보다는 긍정적인 면도 많다는 것을 먼저 생각해보자.
간혹 대리 양육자나 보육시설에 있다가 집에 돌아온 아이 중에 유난히 짜증을 많이 내거나 다쳐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때 엄마는 다른 사람 손에 아이를 맡겨서 이렇게 됐구나 싶어 잠잠했던 죄책감이 다시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또래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있는 아이도 툭하면 다쳐서 생채기가 생긴다. 자녀의 행동, 말투, 사건․사고 등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내가 양육하는 중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여유 있게 넘어가는 것이 좋다.
아이와 엄마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했느냐보다는 함께한 시간 동안 애착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했느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에 집중하고 함께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지나친 죄책감을 가지지 않도록 한다.

애착 관계 형성이 아이 맡기기의 관건
애착이란 부모와 아이 사이의 골 깊은 정서적․심리적 유대감을 말한다. 애착은 보통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엄마와 관계를 맺으면서 시작된다. 엄마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맺은 아이는 자신이 필요로 할 때 엄마가 자신을 돌봐줄 것이라는 안정감을 갖는다. 그러나 엄마와의 애착 관계에 문제가 있는 아이는 안정적인 믿음이 없기 때문에 엄마와 떨어지면 늘 불안함을 느낀다.
애착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안정적 애착은 성인기 대인 관계의 기초가 되며 이후 삶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리 양육자나 보육시설에서 엄마 품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진심으로 아이를 반겨주자. 간혹 의무감에 아이를 맞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단 아이를 만나기 전 숨 한 번 고르고 아이를 만날 준비를 한다. 아이를 만난 순간부터는 표정이나 제스처 등 온몸으로 반가움을 표현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아이를 맞이하기 전 사랑을 줄 수 있는 엄마로서 모드 전환이 필요해요. 평소에 모드 전환을 빨리빨리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아이를 보는 순간 온몸으로 환영해주세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온몸으로 안아주는 등 서로에게 집중할 시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해요. 엄마와 아이가 같이 애정을 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김민정 연구원은 애착 형성을 위해 집에 돌아온 아이를 반갑게 맞아주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사실 아이들에게 애정을 표현할 때 몰라서 못해주는 것보다 알면서도 못해주는 경우가 많다. 밀린 일을 하거나 정신적인 여유가 없어서 아이한테 뽀뽀 한 번 더 해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 놀아주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못해주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와 애착 관계 형성을 위해 엄마의 에너지 관리를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애착 관계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양육자의 신체적인 에너지와 심리적인 에너지 관리를 잘하는 것이고, 그다음이 짧은 시간이라도 진심을 다해 아이와 강렬한 접촉을 하는 것이다. 목욕 후 마사지를 해주거나 집에 돌아온 아이를 꼭 안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아이와 꼭 하고 싶은 한 가지를 매일 정해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짬을 내서 아이와 특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애착 형성에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이전.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