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다닌 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 많은 변화가 생긴다. 사회성이나 규칙, 학습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기도 하고, 반면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독립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쁜 습관이 생기기도 한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생긴 나쁜 습관들, 왜 생기며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알아보자.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조기 교육에 대한 열망으로 아이들을 일찍 어린이집이나 보육시설로 보내는 일이 잦아졌다. 아이를 어린이집을 보내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의 영향을 동시에 받게 되므로 아이를 처음 보내기 시작하면서 아이도 부모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은지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은지는 아이의 성향과 주위 환경에 좌우를 많이 받게 된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상황을 잘 살펴 아이를 돌봐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생기는 긍정적인 측면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부정적인 측면, 즉 나쁜 습관을 배워오거나 퇴행현상으르 보이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는 집안에서 부모의 행동이 중요하다. 한국아동상담센터 김성은 부소장은 “아이가 처음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초기에는 한동안 아이의 요구를 잘 들어주고, 아이의 주변 변화에 대해 세밀하게 관찰하는 부모의 자세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 어린이집에 다니면 이런 점이 좋아요
어린이집은 첫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는 곳이다. 엄마가 아닌 선생님, 또래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또래나 언니, 동생들과 함께 사회성을 키워가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이 아이에게 미치는 좋은 영향,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사회성·사교성 등을 기른다_ 아이들은 부모와의 애착 형성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의 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다가 또래 아이와의 관계 형성의 욕구를 보이게 되는데 이때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면 아이의 사회성과 사교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아이가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원하는 것을 참고 기다리는 등 규칙을 경험하면서 사회성이 발달되는 것이다. 또한 사교성은 단순히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상황을 파악하는 눈치를 배우고, 자신의 욕구를 절제해서 양보하거나 차례를 기다리는 것도 사교성의 일부다. 친구들과 함께 놀때는 규칙을 지켜야 하고,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도덕성도 형성할 수 있다.
다양한 관계를 경험할 수 있다_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의 연령은 어린 아기부터 취학전 아동까지 다양하다. 어린이집은 학교나 유치원에 비해 비교적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어울려 놀이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형제가 없더라도 어린이집에서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을 돌보거나 배려하는 것을 배울 수 있고, 큰아이들로부터는 배려받고 돌봄을 받음으로써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 또 큰아이부터, 혹은 어린 동생들부터 순차적으로 차례를 지키면서 위계질서를 경험할 수도 있다.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다_ 아이들은 부모가 말하는 것보다 교사의 말을 훨씬 더 신뢰한다. 그러므로 교사가 평소 행동이나 습관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큰 위력을 갖는다. 평소 아이의 나쁜 습관이나 생활 태도를 교사에게 당부해 두면 아이의 생활 태도를 고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노래와 율동, 다양한 학습체험 등으로 아이의 기초 교육의 장을 만들 수 있다.
◈ 어린이 집에 다니면서 배운 나쁜 습관들, 어떻게 해야 할까?
- 아이가 대소변을 참아요
Q. 4살 된 남자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대소변을 잘 가렸는데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자꾸 참습니다. 자꾸 참고 잠들어서 이불에 소변을 보기도 하고, 며칠 동안 대변을 안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대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면서 참는 행동을 보인다면, 이것은 낯선 환경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보이는 나름대로의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응을 스트레스라고 하기도 하지요. 아이든 어른이든 낯설거나 새로운 환경에 대해 강도는 다를지라도 반응들을 보입니다. 이러한 반응들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없어집니다. 물론 일부 아이들은 낯선 환경에 대한 반응이 더 큰 경우도 있습니다. 강제로 보내거나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분리 불안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 이렇게 해주세요☜
아이가 대소변을 참는다면 부모는 야단을 치거나 화내는 것보다 이해하고 기다리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아이가 단순히 대소변을 참는 것이 아니라 낯선 환경에 적응을 힘들어 한다는 점을 알고 이해해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모른척하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힘들게 긴장을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집에 왔을 때 편안하게 해주고, 많이 안아주거나 재미있게 놀아주세요. 아이가 짜증을 낼 때는 야단보다 받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이것저것 학습을 더 시키는 것보다 편하게 쉬도록 해주세요. 만약 이렇게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고 지켜보세요. 점점 심해지면 상담도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단순히 새로운 환경으로 인한 문제만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욕을 배워서 흉내냅니다
Q. 5살 된 남자아이입니다. 올해 처음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부턴가 아이가 욕을 하기 시작합니다. 에이 씨~는 그냥 나올 때도 있고 짜증나~ 하며 가끔 침을 뱉는 흉내도 냅니다.
A.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가장 부정적인 부분들이 나쁜 행동을 따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어떻게 보면 5세 남자 아이들이 보이는 가장 일반적인 반응일 수 있습니다. 아이는 큰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욕이나 자극적인 행동을 보고 ‘형들의 힘 있는 행동’ ‘멋있는 행동’으로 느껴 많이 따라하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불만이나 짜증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배워, 불만스러운 상황이나 행동에서 불쑥 내뱉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렇게 해주세요☜
우선 엄마는 아이에게 멋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켜 줘야 합니다. 대신 심하게 야단치듯 하면, 엄마가 보지 않는 곳에서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므로 욕을 할때는 “나쁜말이야~”라고 조용히 타이르고, 예쁜 말을 쓸 때는 엄지를 치켜들면서 “말을 멋있게 하네”라며 칭찬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아이들이 부모가 함부로 대하는 것을 싫어하므로 말투를 아이에게 함부로 하거나 감정적으로 야단을 치는 행동들을 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친구들을 때려요
Q. 2살 된 여아입니다. 제가 직장 때문에 어린이집에 일찍 보냈는데 다니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며칠 전 친구네 아이와 밥을 먹는데 자기또래 아이를 자꾸 때려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A. 2살이면 아직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는 나이입니다. 또한 말로 상황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때이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방해를 받으면 때리는 것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그리고 직장 때문에 어린이 집을 일찍 보냈기 때문에 어쩌면 아이가 충분한 애착형성이 되지 못해 불만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바깥 활동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에 하루종일 어린이집에서 활동량이 적어지면 떼를 쓰거나 친구들을 때리는 행동이 나타납니다.
☞ 이렇게 해주세요☜
무엇보다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집에서는 퇴근하고 저녁에 만사를 제쳐두고 무조건 재밌게 놀아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는 틈틈이 바깥에 나가서 놀아줘야 합니다. 아이가 아직 어려 친구관계를 잘 할 수 없는 나이에게 보육시설에 맡기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부모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시간을 만드세요. 아이가 친구를 때린다고 ‘너도 아파봐라’는 식으로 아이를 때리는 것으로 통제하지 마십시오. 이 방법은 차후 아이가 힘이 센 상황이 되면 때리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게끔 가르치는 꼴이 됩니다. 때리는 것을 제지하시고 아이 두 손을 잡고 “친구 때리면 아파! 하면 안돼!”라고 말하고 친구에게 “미안해, 호~” 해 주는 상황까지 연결해 주세요.
- 물건을 집어 던져요
Q. 저희 딸은 33개월에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달 정도 지나면서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놀라고 했더니 화를 내면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집어 던졌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은데 야단을 쳐야 하는지 달래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A. 어린이 집에서 누군가가 던지는 것으로 화를 표현했다면 아이들은 금세 모방하게 됩니다. 이런 행동은 집에서 어떤 식으로 해주느냐가 중요합니다. 33개월이면 한참 자기 고집이 생길 나이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강압적으로 규칙을 정하고 따르게 하면 아이는 화가 나서 이러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던지는 행동을 했다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야단치는 것보다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이렇게 해주세요☜
아이가 잘 가지고 놀던 물건을 던지는 것은 무엇인가 화가 났다는 증거입니다. 특히 놀던 놀이를 중단시킬 때 아이는 화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놀이를 중단시킬 때는 무조건 “그만해!”라고 말하기보다 “00야,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이제 그만해야 할 때가 되었네. 언제까지 놀까?” 라고 말해야 합니다. 이것은 놀이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에서 다 해당되는 태도입니다. 부모 마음대로 결정하지 말고 아이의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 남의 것을 가져와요
Q.40개월 된 남자아이를 반년가까이 어린이 집에 보내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 다 괜찮고 오히려 좋아진 것들이 있는데 요즘 들어 어린이집 장난감을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옵니다. 처음엔 한두 번 좋게 말했는데 계속 이어지고 있어 혹시나 싶어 걱정이 앞섭니다.
A.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 시기에 남의 것을 가져오는 행동들을 많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른척 해서는 안됩니다. 제지를 해도 아이가 계속가지고 온다면 여러 가지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장난감을 사는 데 지나치게 인색하지는 않았는지 한번 점검해 보세요. 간혹 정서적인 욕구의 부족 때문에 이렇게 행동하기도 합니다.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데 여러 가지 상황으로 받지 못하면 물건으로 채우려고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 물건이 많아야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그 안정감이 오래 지속되지 않으므로 다른 물건에 손을 대기도 합니다. 일부 아이들은 욕구 불만의 분노로 일부러 물건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극히 드문일입니다.
☞ 이렇게 해주세요☜
아이가 스스로 불안함을 채우기 위해 물건을 가져온다면 이는 “나 좀 봐 달라”는 아이의 메시지와 같습니다. 즉 관심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남의 것은 절대 손대면 안된다는 것을 알려 주고 어린이집 선생님과 의논해서 가지고 온 장난감을 선생님에게 갖다 주고 받은 것을 확인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가지고 온 행동’에 대해 야단치는 것보다 다음에 그렇게 행동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신 친구들에게 공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집에서는 아이의 욕구 불만이 어떤 점인지 찾아보고 바꿔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말대꾸를 심하게 합니다
Q. 저희 아이는 어린이집에 두돌이 지나고부터 다니기 시작해서 2년 정도 다녔습니다. 처음엔 적응을 잘 하다가 한동안 안다니겠다고 하더니 요즘은 잘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을 잘 하게 되면서부터 제가 무슨 말을 하면 말대꾸를 심하게 합니다. 그리고 꼭 끝에 “내 맘이야~ 내 맘대로 할거야~”라고 합니다.
A. 말대꾸는 어른 입장에서는 버릇없는 행동이기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자신의 표현입니다. “나도 인격체예요” “내 의사도 있어요” “나를 함부로 하지 마세요” “엄마 마음대로 하지 마세요” 등의 표현이지요. 말대꾸를 많이 한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불합리한 태도에 대해 표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살펴주어야 합니다.
☞ 이렇게 해주세요☜
“어린 아이가 뭘 알아~” 하고 넘기지 말고 아이를 한 인격체로 대해 의사를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엄마의 의견과 다를 때는 충분한 대화로 조율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말대꾸는 계속 심해집니다. 어리다고 지시하거나 명령하는 말투로 말하지 말고 질문이나 권유형의 말투로 바꿔 말해보세요. 이것만 지켜도 말대꾸는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커가니까 인격체로 대해주기를 바라는구나 하고 그 상황을 즐기세요.